기사 / 조선비즈

[무비LAW] 조종당한 몸으로 살인했다면… 영화 ‘옵세션’의 형사책임

2026.10.04. 조선비즈에 법무법인 YK 원희영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영화 ‘옵세션’은 친구 니키(인데 나바레테 분)를 짝사랑하던 베어(마이클 존스턴 분)가 “나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면서 벌어지는 공포극이다. 소원은 현실이 되고, 니키는 베어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며 주변 사람들까지 위협한다.

급기야 니키는 사람을 죽인다. 하지만 살인을 저지른 것은 니키의 몸일 뿐, 그의 의지까지 니키 자신의 것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모든 일을 시작한 베어 역시 누구를 죽이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 영화 속 사건을 한국 형법에 대입하면 살인 책임은 예상보다 복잡해진다.

 

먼저 따질 것은 살해 당시 니키의 움직임을 형법상 자신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느냐다. 법무법인 YK 원희영 변호사는 “니키의 신체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완전히 지배됐다면 고의나 책임능력을 따지기에 앞서 형법상 ‘행위’ 자체가 있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형법에서는 외부의 힘이 사람의 몸을 완전히 지배해 자신의 의지가 전혀 개입하지 못한 경우를 ‘절대적 폭력(vis absoluta)’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팔을 붙잡아 강제로 제3자를 때리게 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몸은 움직였지만 스스로 선택해 움직인 것이 아니어서 피강요자의 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원이 니키의 몸을 직접 조종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집착이라는 감정만 극단적으로 증폭시킨 것이라면 달라진다. 니키가 왜곡된 감정에 따라 스스로 살인을 선택했다면 살인의 고의와 책임능력을 따져야 한다.

원 변호사는 “결국 니키의 몸까지 지배된 것인지, 아니면 감정과 판단만 왜곡된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외형상 신체가 움직였더라도 본인의 의사에 따른 행동이 아니라면 피강요자에게 형법상 행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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