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 데일리안

'기레기'는 모욕적 표현, '개XX'는 단순 욕설?…엇갈린 모욕죄 판단 기준 [디케의 눈물 367]

2026.08.29. 데일리안에 법무법인 YK 전문영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누군가를 향해 '개XX'라고 욕설을 했는데도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반대로 상대방의 외모를 두고 '대머리'라고 부른 표현은 모욕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 대법원이 최근 아파트 주민 단체 대화방에서 입주자대표회장을 겨냥해 '개XX'라고 표현한 주민에게 모욕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모욕죄의 경계를 다시 한번 제시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67)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주민인 A씨는 2022년 4월 주민 다수가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 입주자대표회장 B씨를 겨냥한 욕설이 담긴 글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 된 '개XX'라는 표현 역시 부녀회장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내용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거나 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나타내는 과정에서 나온 단순한 욕설로 봤다. 피해자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모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인터넷 기사에 "이런 걸 기레기라고 하죠?"라는 댓글을 단 사건에서는 '기레기' 자체는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해당 기사의 내용과 댓글이 작성된 경위·맥락 등을 고려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같은 표현이라도 단어 자체의 의미뿐 아니라 발언이 나온 상황과 전체적인 맥락이 유무죄를 가르는 셈이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YK)는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욕설 여부가 아니라 표현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지에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개XX'라는 단어 자체보다 사용된 구체적인 맥락이 중요했다""특정 발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순한 욕설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표현이라도 발언의 경위와 목적, 전후 문맥, 상대방과의 관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기분을 상하게 하는 표현과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표현을 구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서는 발언이 다수에게 전달될 수 있는 만큼 표현의 맥락과 파급 효과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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